[런던일상] 타국에서 생활한지 4개월이 되어가는 건에 대하여

마지막 포스팅 이후 벌써 54일이 지났다. 

그동안 머리 속으로 '오늘 꼭 써야지, 이 말 꼭 적어놔야지'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꼭 해야하는 것들에 우선순위가 밀리거나 전기장판과 한 몸이 되는 이슈.. 

등으로 이제서야 쓰게되었다.


이번 주말도 사실 당장!! 빨리!! 해야하는 것이 있지만 ㅋㅅㅋ

지금 안 쓰면 또 당분간 못 쓸 것 같아서 냅다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마지막 게시물이 D+68 이었는데

이제는 한국 돌아가는 날 D-66 되었네


아무튼! 그동안의 일상을 정리하는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그냥 요즘 하는 생각들을 적어봐야지 



성인이 되어서 새로운 친구를 만든다는 것

일단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하하.


여기에 오기 전까지는 새로운 친구를 사귄 경우가 손에 꼽는 것 같은데 

지난 4개월은 꽤 많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ㅠ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친구로 잘 지내게 되거나 앞으로도 잘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경우는

많지 않았다. 


누군가 나에게 기분나쁜 말을 하거나 화가 나는 말을 했을 때 

대응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옛날이라면 화를 냈을 것 같은데,

이제는 보통 그렇지 않다.. 

그냥 단지 '내가 화내서 뭐하나.. 너는 그런 아이구나.. 그래.. 앞으로 친하게는 안 지내고 싶네..' 하며

속으로 생각하고 멀어지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이래서 다들 성인이 되고 나서 친구를 만드는게

어렵다고 했던건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게 쉽지 않다는걸 다시금 깨닿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옛날같으면 좀 더 내가 더 노력하고

잘 지내보려고 했을 것 같은데

이제는 그냥 굳이.. 라는 생각이 들고

안 맞는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잘 안 든다,,


대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친해지긴 어렵겠구나, 잘 안 맞는구나' 생각이 들때면

괜시리 이러한 상황이 아쉽기도 하면서 그냥 집에 가고싶다 ㅋ


우연찮게 알게 된 사람과 친해지는 것 자체가 

원래 확률이 높을 수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받아들여야 겠구나 싶긴하다.

어른이 되어가는건 어렵네요~...


아무튼.. 그래도 0명이 아님에 감사하고 소중해요,,



쌓여가는 검정색 양말을 바라보며

이건 임시거주 환경과 취향의 연관성과 관련있는 것 같다.

 
갑자기 웬 양말인가 싶지만 ㅋㅋ

원래 귀여운 것들을 좋아해서

한국에 있을 때 귀엽고 신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양말을 잔뜩 샀었다. 

그때는 출근할 때, 외출하기 전 아침에

기분에 따라 고르기도 하고

오늘은 무엇을 신을지가 하나의 재미있는 고민거리였다. 


근데 지금은 옷장 속에 검정/흰색 양말들로 가득차있다 ㅠ,ㅠ

심지어 아침에 높은 확률로 그냥 검정색 양말을 고른다. 


며칠 전에 빨래를 개면서 양말을 서랍에 넣는데 

'이제는 검정색 양말이 편하고 좋네..'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왠지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분명 처음에는 검정 양말이 마음에 들지 않고 신고싶지 않았는데 

이제는 오히려 편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하나의 취향이 무뎌지고 그냥 나도 점점 다양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는 건가 싶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2가지 정도가 떠올랐다. 

1. 런던에는 귀여운 무언가를 파는 곳이 흔하지 않다. (옷도 다 비슷하고 모든게 무난한 느낌이다.)

2. 여기에서 얼마나 더 살게 될지 모르니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 사 모으면 짐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 자제하게 된다.


해외거주를 언제까지 하는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보니

이런 것들에 신경을 못 쓰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아쉽다! 하지만 언젠가 또다시 새로운 취향이 생기겠지!!



아직은 부족하더라도 적극적인 모습이 좋아보이는 나이랬어 .. 

이제 고작 4개월차 되어가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지내보니 

그래도 나름 나짝이 두껍고 .. 못하더라도 숨지 않고 영어를 일단 내뱉는 ..

ㅋㅋㅋㅋ

성격/성향이 외국에서 처음 살아가고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그런 면에서 용감한 느낌 푸하하


회사를 다니면서 

부족하거나 못하는 것에 대해 밝히는 것이 

나름 익숙해져서 그런 영향이 큰 것 같다.


어떤 분이 대화하다가

그래도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렇게 대화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는게

좋아보인다는 말을 지나가며 했는데

한살이라도 어릴 때 온 게 다행이다 생각이 들면서도

빨리 영어 잘해야지 .. 싶었다 푸하하

화이팅이다 ,,, 



여기서 계속 살아보는게 맞을까

우하하하.. 

요즘에 가장 자주 하는 생각이자 고민이다..


출국날 까지만 해도

내가 이런 고민을 하게될줄 몰랐는데..

그리고 사실 인생에서 해외에 살아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조금

당황스럽고 익숙하지 않다고 해야하나..


살다보니 이런 고민을 하는 날도 오네..

역시 인생은 알 수 없는가 보다 ~..


이 내용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일단 시간이 늦었고 (...)

아마 곧 결정을 하게되지 않을까? 싶어서 

결정하게 되면 따로 한번 정리해야겠다.


오늘은 여기서 끗 끗 끗 ~~